마지막 포스팅 이후에 '개인적인 사정 + 회사일이 바쁨'이라는 핑계로 블로그를 놓고 지내다가, 내 일상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다시 블로그를 시작한다.
다이어트. 나의 영원한 숙제였다. 영원한 숙제인것은 첫째로 평생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풀지 못했기 때문에 영원한 숙제로 남아있었다. 2~3년 동안 약 8kg 정도를 야무지게 살찌우고 나니 건강에 대한 걱정이 되기도 하고, (실제로 건강검진에서도 수치가 안 좋게 나오는 것들이 있었다) 살찐 내 모습을 거울로 보고 있자 하니 스트레스를 받아서 더 먹게 됐다(?) 그러던 와중에 다이어트 한약을 복용하게 됐고, 한 달 만에 10kg을 감량하게 됐다. 그리고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나의 다이어트 한약 경험을 공유해 보고, 어떻게 살을 빼게 됐는지 후기를 남겨 보려고 한다.
1. 독하게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유
1-1. 미래에 대한 걱정
유병재 씨가 했던 말이 있다. 잘난 사람을 모토로 삼지 말고, 정말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모토로 삼아서 '저 사람처럼 되지는 말아야지'라고.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문득 걱정이 들었다. 나는 나이를 먹어서도 멋있고 재밌게 살고 싶은데, 내가 어렸을 때 보던 배불뚝이 아저씨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 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공포감과 더불어 '이대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1-2. 식단에 타협을 두고 있는 내 자신
그동안 다이어트를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운동으로는 PT도 하고, 클라이밍도 하고, 집에서 홈 트레이닝도 해보고, 조깅도 해보고, 닌텐도 링피트도 해보고, 스쿼시도 다시 시작했었다. 식단으로는 1일 1식, 닭가슴살, 저탄고지 등등 인터넷에 나와있는 방법들을 찍먹 정도는 다 해 봤던 것 같다.
문제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그래, 다음 주 부터 운동 시작하니까 그때부터 식단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에 치킨을 시켰고, 운동을 하고 오면,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이 정도는 먹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족발을 시켰다.
게다가 혼술을 좋아하다 보니 술까지 같이 곁들이면서 살이 무럭무럭 찌게 됐다.
담배도 줄여나가면서 끊는게 안 되는 것처럼 다이어트도 서서히 하는 건 내 성격상 맞지 않겠다 싶어서, 다이어트 한약을 복용하는 이번 기회에 독하게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됐다.
2. 다이어트 한약을 시작한 계기
2-1. 동생과의 영상통화
동생은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다. 가끔씩 Facetime으로 서로 생존신고(?) 정도를 하는데, 오랜만에 보는 동생에 얼굴이 갸름해져 있었다. 나는 가끔 동생에게 미국돼지라고 불렀는데 (사돈 남 말의 끝) 그런 동생이 갸름해져 있었다.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하냐고 물어봤더니, 얼마 전 한국에 들어왔을 때 다이어트 한약을 지어서 들어갔는데 그게 그렇게 효과가 좋다고 했다. 동생은 일주일에 한 번 술도 마시고, 먹고 싶은 것도 먹으면서 하는데 5kg이나 감량을 했다고 하길래 다이어트 한약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2-2. 가족들의 추천
동생과 통화를 한 다음 날, 오랜만에 부모님과 식사를 하면서 동생 이야기를 꺼냈는데 우리 어머니도 다이어트 한약을 복용하고 계신다고 했다. (어쩐지 오랜만에 가면 살이 쪽 빠져 계셨다) 그러면서 나도 다이어트 한약을 먹을 생각이 있으면 소개해주겠다고 하셔서 알겠다고 했고 내 다이어트가 시작되었다.
3. 다이어트 한약 복용 후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뒤에서 더 자세히 얘기하겠지만 굶으니까 빠진 거긴 한다.
한약이라고 하길래, 실제 병원에 가서 진맥을 짚어보고 체질 검사를 진행하고 약을 지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간단하게 통화로 진행됐다. 생활 습관과 현재 몸무게, 원하는 몸무게 등을 물어보았고 현재 특별히 복용 중인 약이나 건강상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는지 정도를 물어보고 (생각이 잘 안 나는데 거의 10분 넘게 통화했던 걸로 기억난다) 원장 선생님과 마지막 통화를 하고 난 이틀 뒤에 한약이 집으로 배송되었다.
3-1. 복용법
- 약은 하루 3회(아침, 점심, 저녁), 식사 30분~1시간 전에 복용한다.
- 약을 먹는 간격은 4~5시간 정도를 지키라고 권고하지만, 그냥 최대한 식전 30분에 복용하려고 했다.
- 저녁 약의 경우 취침 5~6시간 전에 마무리하라고 하는데, 나 같은 올빼미족은 조금 난감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그냥 식전 30분에 복용하는 편이다.
- 식욕을 참을 수가 없을 때, 병원에 연락하면 '보조환'이라는 것을 보내준다. 조금 더 식욕을 억제해서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점심~저녁 사이에 텀이 길어질 것 같을 때 보조환을 챙겨 먹었다.
- 약은 1번 약과 2번 약으로 나누어지는데, 그냥 복용하는 순서이다. 1번 약을 다 먹으면 2번 약을 먹는다.
3-2. 한 달간의 식단
진짜 독하게 했다. 회사 회식 때, 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논현에 있는 보물섬에서 해산물 세트를 술 없이 회 몇점만 먹기도 하고, 친구들이 술 한잔 하자고 꼬시는 것도 꾹 참아냈다.
우선 약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1번 약과 2번 약이 있는데,
1번 약을 먹기 시작하는 처음 2일과, 2번 약을 먹기 시작하는 처음 2일은 오로지 채소만을 섭취했다. (그러라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았다.
처음 2일간 금식하면 장 청소가 되면서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고, 소화 기관을 쉬게 하여 소화 흡수 기능을 새롭게 합니다. 또한, 비만하면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 몸으로 바뀌게 되는데 2일간의 금식을 통해 지방 분해 작용을 원활하게 해 줍니다. 일종의 충격 요법인 셈입니다.
뭐.. 비만한 몸이니 충격 요법도 잘 지켜냈다. (지옥 같았다)
그리고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아래의 식단을 항상 지켰다.
3-2-1. 아침
현미밥 + 김 + 기타 반찬류
사실 더 챙겨 먹어도 될 것 같지만, 원래 아침을 안 먹는 편이어서 이렇게 최대한 간단하게 냉장고에서 꺼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챙겨 먹는다.
3-2-2. 점심
출근: 샐러드 박스 또는 서브웨이
회사 1층 건물에 프로티너(Proteiner)가 있다. 샐러드 박스나 통밀 샐러드랩 등을 판매하는데, 주로 닭가슴살/돼지안심 샐러드 박스를 먹었다.
너무 같은 것만 먹으면 질릴 것 같아서, 서브웨이 다이어트 조합을 찾아냈고, 내가 먹는 서브웨이 조합은 아래와 같다.
- 메뉴: 로스트치킨
- 위트 15cm 빵파기(중요)
- 치즈: 아메리칸 치즈
- 아채: 양상추많이 + 절임류 빼기 (올리브, 피클, 할라피뇨)
- 소스: 소금+후추+올리브오일
서브웨이 저 조합이 뭐가 맛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시켜서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맛있다. 하루는 호기심에 머스타드 소스를 조금 추가해봤는데, 전체적인 맛을 망쳐버려서 맛 없게 꾸역꾸역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다이어트 중에 서브웨이가 먹고 싶다면 저 조합을 추천한다.
재택 / 휴일: 시리얼 또는 아침과 동일
내가 다니는 회사는 2주에 5일까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재택 근무를 할 때는, 아침과 비슷하게 챙거먹거나 시리얼을 챙겨 먹는다. 시리얼도 칼로리 낮은것을 찾아서 먹는데 나는 미주라 시리얼을 먹는다. 원래 시리얼 비스켓이 유명한 것 브랜드인데, 나는 B마트에 팔길래 먹어본 결과 달지도 않고 해서 이걸로 먹는다. 물론 시리얼도 많이 먹지는 않는다.
3-2-3. 저녁
두부 반 모 에어프라이어에 굽기 + 팽이버섯을 곁을은 간장 소스 (이건 나중에 귀찮아서 스킵하고 두부에 소금, 후추 간을 해서 먹었다.)
3-2-4. 간식
없음. 그냥 군것질 거리들을 아예 싹 다 끊었다. 견과류 같은건 괜찮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독하게 끊고 싶기도 했고, 나중에 견과류가 과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식사를 제외한 음식물 섭취를 최대한 줄였다.
한의원에서 밥 조금만 먹으라고 아주 조그만한 밥공기(아침밥 사진) 하나를 보내 주는데, 매 끼니마다 그 조그마한 밥공기의 반만큼만 먹으라고 한다. 한 주걱도 안된다. 그래서 나는 가득 채워 먹었다. (이렇게 안 먹으면 죽을 것 같았다)
그리고 저녁은 무조건 채식을 하라고 하는데, 저녁에 섭취 가능한 음식과 불가능한 음식은 아래와 같았다.
충격적인것은 계란이나 닭가슴살도 먹지 말라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동물성 단백질은 살이 찔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간편하게 단백질 섭취를 위해 식물성 단백질 분말을 사서 오늘부터 복용할 예정이다.
3-3. 치팅데이
따로 주기적인 치팅데이를 정해놓고 먹지는 않았으나, 위의 식단을 제외한 식사를 한 달 동안 두 번 했었다.
첫 번째는 치킨이 너무 먹고 싶어 유튜브에 다이어트 치킨을 검색해보니, 닭가슴살을 라이스페이퍼에 돌돌 말아서 에어프라이어에 굽는 게 있길래, 닭가슴살 한 팩을 만들어서 먹었다.
두 번째는 친구들과 청계산 등산 이후에 닭백숙과 파전을 먹었다. 물론 예전처럼 많이 먹기보다는 적당량을 조절해 가면서 먹었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먹은 다음날에도 체중은 줄어 있었다.
3-4. 운동
약을 복용하는 초기에는 도저히 운동을 할 수 없었다. 몸에 힘이 없는건 아닌데, 그렇다고 운동할 기운이 나지도 않았다. 매일 인바디로 체크하는데 골격근량이 심하게 빠지는 것도 아니어서 따로 운동을 하진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친구들과 청계산 등산을 가게 됐는데, 생각보다 할만했고 기분도 좋아지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약을 평생 먹을것은 아니니, 운동을 꾸준히 해서 요요 현상을 방지하고자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한동안 발길을 끊었던 헬스장을 다시 찾게 되었다. 헬스장에서는 특정 부위 운동을 하기보다는 몸 전체를 적당히 자극할 수 있는 강도의 루틴으로 운동을 하고, 운동 마무리는 꼭 런닝머신 30분을 뛰었다. (시작한지 2주 정도 됐다)
4. 한약 다이어트 효과
4-1. 한약만 먹으면 살이 빠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다이어트 한약만 먹는다고 해서 극적으로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위에 식단을 보면 알겠지만, 평소에 먹는 양보다 훨씬 적게 먹었고 무엇보다 야식이나 간식 같은것을 아예 끊어버렸기 때문에 살이 빠진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다이어트 한약 안에 체지방을 분해해주는 성분이 있고, 식욕을 억제해주는 성분이 있다고 한다.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식욕을 없애준다기 보다 정확히는 배가 덜 고프게 해주는 것 같다. 다이어트 시작 초창기에는 그렇게 치킨이 먹고 싶었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치킨은 먹고 싶었다. 그 때 깨달았던 것 같다. 내가 먹는건 배고파서 먹는게 아니라 먹고 싶어서 먹는거였다는 것을.
4-2. 10kg 체중 감량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나서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체중부터 측정을 했다. (인바디 다이얼H20) 매일같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점점 줄어드는 몸무게를 보는것이 나에겐 더욱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정확하게 한약을 3월 6일부터 복용하기 시작했고, 이 포스팅을 적고 있는 4월 6일 현재, 딱 10kg 감량에 성공했다.
인바디 앱과 연동하면 간략하게 체중과 골격근량, 체지방률을 확인할 수 있다. Before와 After에서 볼 수 있듯, 골격근량이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체지방률이 많이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단백질 섭취를 꾸준하게 잘 해주면서 운동을 열심히 하면, 근량이 늘어나고 기초 대사량이 올라가서 체지방률도 더 잘 떨어지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살이 급격하게 빠지면 살 가죽(?)이 보기 싫게 축 늘어진다던가, 얼굴에 노화가 찾아 온 것처럼 헬쑥해진다거나 할 수 있다고들 하는데, 한약 덕분인지 아직 그런 현상이 보이지는 않는다. 그저 전체적인 볼륨이 줄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사실 아직 다이어트를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다이어트 한약을 한 달 더 복용하기로 했고, 이제는 식단과 더불어 운동을 조금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사라졌던 턱선이 나타났다고 얘기하고, 살이 많이 빠졌다는 얘기도 듣고 하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뭔가 조금 더 동기부여가 된다. 내가 한 달간 고생했던 노력이 헛수고가 아니었따라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더 건강한 생활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5. 결론
다이어트 한약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냐? 라고 물어본다면 나의 대답은 "Yes"다. 다만, 한약만 먹는다고 해서 살이 빠지냐라는 질문엔 "No"라고 확실하게 대답 할 수 있다.
그래도 다이어트를 굳게 결심한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할만한 다이어트 방법이라고 말씀 드리며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 한다.